“이단교회 때문에 가정 파탄…아내와 아이들 되찾고 싶다”
등록일:2015-09-10
올 초 예장합신의 이단 규정에 반발해 폭력적 시위를 일삼은 은혜로교회(신옥주 목사)에서 사이비, 이단적 행태로 인해 고통을 겪었다는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예장합신 이대위원장 박형택 목사는 10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이야기를 밝혔다.
▲예장합신의 이단 규정에 반발해 시위하는 은혜로교회 교인들. |
피난처 ‘피지’로 아이들과 떠나겠다는 아내…
지난 해 김정석(38, 가명) 씨의 아내는 친정 부모님의 권유로 은혜로교회 신옥주 목사의 설교를 유튜브를 통해 접하게 됐다. 그리고 그 해 8월부터 아내는 충남 아산의 집에서부터 과천까지 매주 일요일마다 차를 끌고 은혜로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김 씨가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건 올해 1월이었다. 결혼기념일을 맞아 케잌과 꽃다발을 들고 집에 들어선 김 씨는 아내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아내가 삭발을 한 상태였다. 김 씨에 따르면, 은혜로교회 교인들은 회개를 의미하는 의식으로 삭발을 행하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아이들이었다. 10살, 8살, 4살의 어린 딸들이 엄마와 함께 매주 은혜로교회를 나갔다. ‘타작마당’이란 특별세미나가 있을 때면, 아이들은 며칠 동안 학교에도 가지 않았다. 아내가 안양 친정집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아산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 씨는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했다.
그리고 아내는 친정 부모, 아이들과 함께 피지로 떠나겠다는 선전포고를 했다. 피지가 대환란을 피할 수 있는 피난처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친정 부모님도 갖고 있던 3층짜리 건물을 팔고 10여평의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12월이면 계약이 만료되는 이 곳에서 김 씨의 아내와 아이들, 장인, 장모가 함께 생활하고 있다.
현재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김 씨는 “아직도 아내와 아이들을 너무나 사랑한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너무 괴롭고 미칠 것만 같다. 교회를 다니면서 아내가 전에 없이 너무나 폭력적으로 거칠게 변해 버렸다. 교회에 돈도 갖다 주고, 보험 해약도 한 것 같다. 정리하고 피지로 떠날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4개월 간 은혜로교회를 함께 다니기도 했다는 그는 “설교에서 ‘육체가 영생한다’, ‘마지막 때 피지에 가야 한다’는 언급을 자주 했다. 그런데 얼마 전 이단 공청회에서 신옥주 목사는 피지가 피난처가 아닌 휴양지라고 해명하며 거짓말 하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고 설명했다.
시한부종말론, 피해 입은 신도들 속출
은혜로교회 때문에 가정이 파괴되고 피해를 입었다는 이들은 김 씨만이 아니라는 것이 박형택 목사의 주장이다. 피지가 피난처라는 말을 믿고 피지까지 갔다가 탈출한 신도들, 탈출 후 붙잡혔다가 다시 도망 나온 신도들이 있다는 것이다.
예장합신 이대위원장 박형택 목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옥주 목사는 피난처인 피지에서 하나님의 왕국을 세운다며 피지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 현재 150명 정도가 직장, 학교를 그만두고 피지로 가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고, 앞으로 1천명을 더 이주시킬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어 “1인당 3천만원 이상을 내야 피지로 가게 하고, 이 돈이 없으면 차용증서까지 쓰게 한다. 피지에는 현재 음식점, 집단 농장을 만들어놓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예장합신은 지난 해 신옥주 목사와 은혜로교회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박형택 목사는 신옥주 목사가 △방언과 방언통역에 대한 왜곡 △양태론적 삼위일체 △자의적 성경해석 △신천지와 같은 비유풀이 △시한부종말론 △베리칩과 짐승의 표 △이단적인 육체영생 교리 △자기 우상화 △피지에의 천년왕국 건설 등 이단교리를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옥주 목사의 이단성을 조사한 이인규 권사(평신도이단대책협의회)는 “심각한 사이비집단으로, 위험한 이단사상이 많다. 수많은 폭력 사건과 함께, 교인들이 머리를 깎고 신옥주 목사에게 뺨을 맞으며 죄를 고백하는 의식을 행하고, 집단으로 촉력을 행사하는 타작마당이란 의식을 치룬다”고 전했다.
신옥주 목사의 심각한 이단성이 밝혀졌음에도, 합동총신은 올해 7월 신옥주 목사를 영입해 비호하고 있다고 이 권사는 주장했다.
한편 이 같은 사실에 대해 본지는 은혜로교회 측 입장을 듣고자 관계자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를 끊거나 받지 않아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