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박윤식, 변승우 이단 해제되나?(뉴스앤조이)

  • 8월 01, 2016

김기동·박윤식·변승우 목사 이단 해제되나?

예장통합 ‘이단 연구 보고서’ 유출…10곳 중 7곳 해제 권면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2016.07.18  21:13:18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채영남 총회장)은 작년 9월 100회 총회에서 특별사면위원회(특별사면위·김규 위원장)를 만들었다. 100회 총회 주제인 ‘화해’에 발맞춰 교단 안팎에서 갈등을 빚은 이들을 용서하자는 취지였다.

의도와 달리 특별사면위는 출범과 함께 논란에 휩싸였다. 교단 안에서 징계받은 목회자·교인뿐 아니라 이단·사이비로 규정된 인물·단체도 사면 대상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다락방 류광수 목사부터 안식교까지 총 11곳이 사면을 신청했다.

   

▲ 예장통합 100회 총회 주제는 “주님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이다. 화해와 용서를 위해 특별사면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특별사면위원회의 사면을 앞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특별사면 결과 발표 보름여를 앞두고, 이단 연구 보고서가 유출돼 논란이 일 전망이다. 특별사면위원회 이단문제소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는 A4 19장으로 돼 있다. 여기에는 인물·단체 7곳에 대한 사면을 권고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연구 보고서 수신은 예장통합 특별사면위원회 앞으로 돼 있다. 각 대상을 연구하고 보고서를 쓴 사람 이름은 적혀 있지 않았다.


특별사면 대상은 △김기동 목사(성락교회) △평강제일교회 고 박윤식 목사 △변승우 목사(큰믿음교회) △레마성서연구원 이명범 목사 △재림교회(안식교) △김풍일 목사(새빛중앙교회) △인터콥(최바울)이다. 다락방 류광수 목사, 한국(지방)교회, <교회연합신문>, <법과교회>에 대한 내용은 들어 있지 않았다.

연구 보고서에는 앞서 언급한 7개 인물·단체를 용서해야 한다는 권고가 들어 있다. 이와 함께 이들이 억울하게 이단으로 왜곡됐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전반적인 내용만 놓고 봤을 때, 교계가 근거도 없이 이들을 이단으로 왜곡한 것처럼 읽힌다.

“근거도 없이 이단으로 왜곡”

“믿지 않는 자의 영혼은 그대로 귀신이 되어 음부에 떨어지게 된다”는 귀신론을 주장한 베뢰아 김기동 목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김 목사는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김 목사의 모든 사상의 근원과 출발은 ‘귀신’이라고 단정한 것은 올바른 비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나와 있다. 귀신론은 김 목사가 3년간 귀신 들린 8,000명을 대상으로 한 축귀 사역에서 얻은 임상 목회 결과물이며, 본질적인 문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목사를 양태론자라고 비판하는 것도 과잉 해석이라고 했다. 부분적으로 적절치 못한 내용들이 있지만, 신앙 본질상 정통 신앙을 소유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는 것이다. 25만 명이 넘는다는 성락교회 교인들을 위해서도 사면은 필요하며 일정한 조건을 전제로 용서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했다. 김기동 목사 연구 보고서 말미에는 읍소하는 듯한 내용도 들어 있다.

“100회 총회가 결의한 화해를 이루기 위해서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사람이나 교회는 이유 불문하고 용서해 주어야 합니다. 용서가 없이 화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특별사면위원회 이단문제소위원회가 5~6월경에 작성한 문건이 유출됐다. 사면을 신청한 이들 대부분 문제가 없고, 이단에서 해제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고인이 된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목사도 이단에서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구 보고서에는 기독론·타락론·성경관·계시관·신격화·통일교 등 8가지 항목을 검토한 결과, 박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할 만한 내용이 없다고 나온다. 박 목사는 예장통합 76회 총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됐다. 연구 보고서는 오히려 총회 결정을 정면 비판하고 있다.

“이단 정죄는 총회 결정이 확실한 근거가 부족한 가운데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한다. 확실한 근거와 자료, 당사자 소명을 근거로 최종 판단되어야 함에도 76회 총회가 결의한 박윤식 목사 문제에 대한 비판 근거는 물론, 객관적 자료가 없이 추상적일 뿐 아니라 이대위 보고자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행위 구원’을 강조해 온 변승우 목사도 이단 해제 대상으로 선정했다. 연구 보고서에는 변 목사가 “회개 열매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란 견해를 강하게 주장해 행위 구원자라는 비판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는 옹호 내용이 담겨 있다.

연구 보고서에는 변 목사의 이단성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고 나온다. 다만 △지나치게 행위(열매)를 강조하는 설교 △은사 목회에 치중해 온 목회 형태 △기성 교회와 교계 지도자들에 대한 지나친 비판 등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고 적절한 사과와 지도가 필요하다고 권면하고 있다. 큰믿음교회 1만 5,000 교인들을 위해서 적절한 조치를 통해 사면할 수 있다면 변 목사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에 유익한 일이 될 것이라고 나온다.

최바울·이명범·김풍일, 모두 이단성 없다

인터콥(최바울 대표)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최바울 대표는 세상은 마귀와 하나님의 전쟁터이며 인간은 마귀를 멸하기 위한 도구로 창조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보고서에는 최 대표가 “인류 역사와 우리 선교 사역이 영적 전쟁의 치열한 현장임을 믿는다. 이런 맥락에서 영적 전투 상황을 설명하다 보니 영적 전쟁 대결 구도를 강조한 것이다. 이원론적 사상을 가진 것이 아니며, 영은 인격이 없다고 주장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온다.

다만 백투예루살렘 운동은 세대주의 사상을 기초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오해받을 소지가 충분하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연구 보고서는 개인 주장에 머무르면 별문제 삼을 것이 없지만, 이 주장들이 선교를 훈련하는 교육의 장에서 사용되는 것은 삼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최바울 대표에게 배울 점도 있다고 서술한 대목이다. 최 대표의 신학은 상황신학에 근거하고 있다며 선교 현장에 있거나 혹은 선교학을 전공한 학문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귀 기울여 볼 만하다고 나와 있다. 연구 보고서는 기회가 되면 교단 차원에서 적절한 재교육을 통해 장로교회 교리와 신학에 근거해, 건전한 선교 사역을 할 수 있게 계도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예장통합은 레마성서연구원 이명범 목사를 하나님과 예수님을 하나로 보는 ‘양태론자’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 보고서에는 이 목사가 양태론자가 아니며, 삼위일체를 철저히 믿고 있고, 이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할 만한 내용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단 결의 해지는 타당하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단 시비는 24년 전 일이라며 이 목사가 특별사면을 받아 여생을 하나님나라 복음을 세계에 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재교육을 담보로 이단에서 해제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재림교회(안식교)에 대해 “정통 교회가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려면 많은 시간과 이해 폭을 넓혀 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나와 있다. 특별사면위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한국교회 일원이 되도록 이끌어 주는 것도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또 다른 보혜사’를 자처하는 김풍일 목사도 마찬가지다. 연구 보고서에는 “총회 차원 교육 프로그램에 자신을 포함 전 교인, 교회 지도자가 적극 교육에 참여해 잘못된 부분을 교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믿어 보는 것도 교회 개혁 차원에서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 이단문제소위 서기 이정환 목사는 “유출된 문건은 이단문제소위와 아무 관련 없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현재 예장통합 이단상담소장도 맡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단문제소위 서기 “결정된 것 없다”

보고서 첫 장에는 특별사면위 위원장 김규 목사와 이단문제소위원회 서기 이정환 목사 이름이 올라있다. 문건 작성 책임자가 이 목사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문건과 관련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강변했다. 이 목사는 7월 18일 “내가 서기인데 그런 문건을 본 적도 없다. 아직 결정된 게 없으니 기다려 달라”고 항변했다.

특별사면위원회는 7월 28일 전체 회의를 열고 이단 해제와 관련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