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유사 언론단체 내세워 국민들 현혹
입력 : 2016-11-16 17:20/수정 : 2016-11-16 17:25
신천지(신천지예수교장막성전·교주 이만희)가 이번엔 ‘한국신문방송기자협회’라는 임의 언론단체를 앞세워 포교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계에선 “혹세무민하는 신천지 행사에 참여치 말라”고 강력 촉구하고 있다.
한국신문방송기자협회(회장 이승)는 17일 오후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공군회관에서 신천지 이만희 교주를 강사로 초청해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세미나에는 정치·경제·사회·종교계 지도자 600여명을 초청했다고도 주장했다.
주요 일간지와 방송사,인터넷언론사 기자 대다수를 회원으로 보유한 ‘한국기자협회(이하 기자협회)’와 유사한 이름을 사용하는 이 단체는 인터넷 홈페이지도 koreajournalist.org로, 기자협회의 홈페이지(journlist.or.kr)와 혼동을 일으킨다. 의도적으로 일반 국민을 현혹하기 위한 방편으로 분석된다.
협회 회장인 이씨의 직함은 ‘KBS 외신부장’로 표기돼 있지만, 그는 1992년 KBS를 퇴직한 인물이다. 거짓 홍보를 하고 있는 셈이다. 부회장, 고문, 각 지부 지회장 등은 대부분 군소언론 또는 실체가 불명확한 언론사 소속으로 명기돼 있다.
국민일보 취재 결과, 이 단체는 문화체육관광부는 물론 서울시에도 등록되지 않은 임의 단체로 확인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한국신문방송기자협회는 등록하지 않은 단체”라고 확인했다. 서울시 역시 “등록된 단체가 아니다. 자기들끼리 활동하는 임의단체는 (우리에게) 법적 관리·감독 권한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교계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사교집단의 폐해가 온 나라를 뒤덮고 있는 마당에 신천지 교주를 초청한 이단 집회를 마치 언론단체 주최 시국 토론회인양 위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이단 전문가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신천지는 사법부마저 여러 판결을 통해 사회악 행태를 드러냈다고 결론지은 바 있는 이단”이라며 “기독교계가 신천지로 골머리를 앓는 현실에서 교주 이만희의 강연을 합리화하기 위해 ‘한국과 세계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란 주제를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논평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이 사교 교주와의 인연을 끊지 못한 채 그 교주의 딸을 국정에 개입시켜 나라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며 “종교계 질서를 어지럽히고, 집단적 방법으로 기독교와 교회를 괴롭히던 이단의 수장을 강사로 초청한 한국신문방송기자협회 의도가 뭔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 관계자는 “우리 협회와 유사한 이름으로 적극 활동하는 것은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닌 것 같다. (이름 도용 여부 등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꼼꼼히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공군회관 측은 뒤늦게 사안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이 단체에 ‘장소 사용 불가’ 입장을 통보했지만, 이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발간한 이단 자료집에 따르면 신천지는 구원파, 하나님의교회(안상홍)와 함께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단으로 ‘교주 이만희=보혜사’라는 교리가 대표적이다. 1995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합동 교단에서 이단판정을 받았고,예장 고신과 합신, 기성 등에서도 잇달아 이단판정을 내렸다.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