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예언하라?
평이협 이인규
“하늘에서 나서 내게 들리던 음성이 또 내게 말하여 가로되 네가 가서 바다와 땅을 밟고 섰는 천사의 손에 펴 놓인 책을 가지라 하기로 내가 천사에게 나아가 작은 책을 달라 한즉 천사가 가로되 갖다 먹어버리라 네 배에는 쓰나 네 입에는 꿀 같이 달리라 하거늘 내가 천사의 손에서 작은 책을 갖다 먹어버리니 내 입에는 꿀 같이 다나 먹은 후에 내 배에서는 쓰게 되더라. 저가 내게 말하기를 네가 많은 백성과 나라와 방언과 임금에게 다시 예언하여야 하리라 하더라“(계 10:8-11)
많은 이단들이 계시록 5장과 함께 10장을 인용한다.
계시록 5장을 인용하면서 계시록이 봉해졌다고 주장하며, 계시록 10장을 인용하여 계시록을 다시 예언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요한계시록을 다시 예언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성경을 다시 예언하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예언자가 자신들의 교회의 목사나 교주라고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모두 엉터리 거짓말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단이라고 보면 정확할 것이다.
과연 그런 뜻인지 성경을 자세히 읽어보자
천사는 누구에게 다시 예언하라고 말하고 있는가? 어떤 교주나 목사가 아니라 사도요한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계시록 본문은 천사가 사도요한에게 하는 말이다.
“내가 보매 보좌에 앉으신 이의 오른손에 두루마리가 있으니 안팎으로 썼고 일곱 인으로 봉하였더라 또 보매 힘있는 천사가 큰 음성으로 외치기를 누가 그 두루마리를 펴며 그 인을 떼기에 합당하냐 하나 하늘 위에나 땅 위에나 땅 아래에 능히 그 두루마리를 펴거나 보거나 할 자가 없더라 그 두루마리를 펴거나 보거나 하기에 합당한 자가 보이지 아니하기로 내가 크게 울었더니 장로 중의 한 사람이 내게 말하되 울지 말라 유대 지파의 사자 다윗의 뿌리가 이겼으니 그 두루마리와 그 일곱 인을 떼시리라 하더라”(계 5:1-5)
계시록 5장과 10장은 모두 구약의 에스겔서를 인용한 것이다.
“내가 보니 한 손이 나를 향하여 펴지고 그 손에 두루마리 책이 있더라. 그가 그것을 내 앞에 펴시니 그 안팎에 글이 있는데 애가와 애곡과 재앙의 말이 기록되었더라. 그가 또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너는 받는 것을 먹으라 너는 이 두루마리를 먹고 가서 이스라엘 족속에게 고하라 하시기로 내가 입을 벌리니 그가 그 두루마리를 내게 먹이시며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내가 네게 주는 이 두루마리로 네 배에 넣으며 네 창자에 채우라 하시기에 내가 먹으니 그것이 내 입에서 달기가 꿀 같더라”(겔2:9-3:3)
계시록 5장에서 나오는 책은 계시록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에도 사도요한은 아직 계시록을 쓰지 않았으며, 계시록 시작부분인 4장에서 환상을 본 것이다.
그 책에 대해서 에스겔서 2, 3장과 계시록 5, 10장을 비교하여 보면, (1) 에스겔서 1장에서 표현하는 보좌와 그 주위의 형태가 계시록 4장에서 표현하는 보좌와 그 주위의 형태와 거의 동일하다 (2) 보좌에 앉으신 분이 책을 갖고 있다 (3) 그 책은 애가와 애곡과 재앙이 기록된 책이다. (4) 안팎에 글이 기록된 두루마리 책이었다 (5) 이 두루마리를 먹으라고 하였다 (6) 이 두루마리를 먹은 결과 꿀같이 달았으나 배에는 썼다고 기록하고 있다.
즉 계시록 5장과 10장의 책은 같은 것으로서 에스겔 2:9-3:3에서 언급되는 작은 책을 인용한 것이 그 본문의 배경으로 보며, 사도요한이 하나님께 선지자적인 사명을 받은 것을 설명하는 것이다. 구약에 능통한 이스라엘사람들은 이 계시록을 읽으면서 이 책이 에스겔서를 인용한 것인지를 이미 이해하고 있을 것이며, 에스겔 선지자에게 두루마리를 먹으라고 한 구약의 내용과 그 두루마리를 사도요한에게 다시 먹으라고 한 계시록의 내용을 비교하면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에스겔 선지자와 대조되는 사도요한의 선지자적인 사명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예언하여야 하리라”라는 말의 뜻은 무엇일까? “다시 예언한다”는 것은 재해석을 하라는 것도 아니며 더욱이 비유풀이를 하라는 것은 더욱 아니다.
그렇다면 왜 다시 예언하라고 했을까?
“그가 또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이스라엘 족속에게 가서 내 말로 그들에게 고하라 너를 언어가 다르거나 말이 어려운 백성에게 보내는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 족속에게 보내는 것이라 너를 언어가 다르거나 말이 어려워 네가 그들의 말을 알아 듣지 못할 나라들에게 보내는 것이 아니니라 내가 너를 그들에게 보냈다면 그들은 정녕 네 말을 들었으리라”(겔 3:4-6)
에스겔서에서는 이스라엘에게 전하라고 권하고 있는데 반하여 요한 계시록에서 그 대상이 이스라엘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많은 백성과 나라와 방언과 임금에게” 전하라는 것이다.
“저가 내게 말하기를 네가 많은 백성과 나라와 방언과 임금에게 다시 예언하여야 하리라 하더라“(계 10:11)
다시 예언하라는 것은 사도요한을 통하여 선포될 말씀이 장차 되어질 사건들과 종말에 대한 구체적 계시라는 것이며, 그 예언의 대상이 과거와 같이 이스라엘 공동체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이제는 그 대상이 전 인류, 전 세계라는 범위를 뜻한다. 이 예언은 11장1절 이하의 말씀으로 보며, “다시 예언하리라“는 것은 계시록을 다시 예언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공동체에게 예언을 하였던 것에 대해서, 지금부터는많은 백성과 나라와 방언과 임금에게 다시 예언을 하라는 뜻으로 본다.
더욱이 어느 이단교주들을 통하여 다시 예언하라는 것이 아니라 사도요한을 통하여 다시 예언하라는 뜻으로서, 사도요한의 사명을 강조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다시 요약 정리하여 보자
(1) 계시록 5장과 10장의 책은 계시록도 아니고 성경도 아니며, 구약 에스겔서에서 인용한 재앙과 애가와 애곡이 기록된 책이다. 다시 말하여 계시록이 봉인되었다는 뜻과 전혀 무관하다. 실제로 계시록 5장 이후에는 일곱인을 떼면서 일곱재앙이 나타난다.
(2) 계시록 5장과 10장의 말씀은 오늘날 어느 특정한 교회의 목사나 교주에게 다시 예언하라고 주신 내용이 아니고, 사도요한에게 주신 말씀이다.
(3) 10장의 다시 예언하라는 것은 계시록을 다시 해석하라는 뜻이 아니고, 에스겔서의 대상을 이스라엘로 국한한 것과 달리, 계시록은많은 백성과 나라와 방언과 임금이 그 대상이 된다는 의미로서 다시 예언하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