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예견대로 “동성결혼 합헌” 판결(당당뉴스)

  • 6월 27, 2015

미 대법원, 예견대로 ‘동성결혼 합헌’ 판결

2016 UMC총회 주목. 미 오바마 대통령 및 유엔 반기문 총장 등 “환영” 발언

심자득  |  webmaster@dangdangnews.com

   
 

“미국 헌법은 각 주에서 동성 간의 결혼을 금지하는 것을 허용하는가?”

“다른 주에서 결혼한 동성 커플들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는가?”

이 두 가지 질문에 미국 대법원이 예견된 대로 26일 5대4로, 주 정부가 동성결혼을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동성결혼 합헌’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은 “헌법은 법이 닿는 한 모든 사람에게 자유를 약속했다”고 썼다. 지금까지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미국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36개 주는 동성결혼을 허용했다.

과반수 의견에 관해 Anthony Kennedy 대법관은 “이성 간으로만 한정한 결혼에 대한 개념은 오랫동안 자연적인 것이며 맞는 것으로 보였을지 모르나, 결혼할 수 있는 기본권리에 관한 중심적인 의미와 어긋나는 점이 이제 드러났다.”라고 적었다.

이로써 그동안 동성결혼을 허용하지 않았던 14개 주(앨라배마, 아칸소, 조지아, 켄터키, 루이지애나, 미시간, 미시시피, 미주리, 네브래스카, 노스다코타, 오하이오, 사우스다코타, 테네시주)는 동성결혼을 허용해야 한다.

미국 대법원의 이 판결에 대해 성직자가 동성결혼을 주례하는 것과 교회에서 동성애자의 결혼예식을 교회의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미연합감리교인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 논쟁은 1972년 이후 오래 이어져 왔던 것이고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더욱 뜨거워 질것으로 예상된다.

현실적으로 이 판결이 미국교회의 가르침이나 신앙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연합감리회 공보부는 26일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같이, 어느 교단의 목회자든지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결혼 주례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가 아직 있기 때문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Kennedy 대법관의 의견서에서 언급하듯이 “미국 헌법 수정 제1조(언론, 종교, 집회의 자유를 정한 조항)는 종교와 교리를 지지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삶과 신앙의 중심이고 온전하게 하는 교리를 가르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보호한다.”고 적고 있다는게 그 이유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2016년에 예정되어 있는 UMC총회에서 동성애 문제가 그 어느때보다 심도있게 다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총회는 총 864명의 대의원으로 구성되며, 이 대의원 중 약 42%가 아프리카, 유럽 그리고 필리핀 지역에서 온다. 이 세계적인 회의에서 교단의 헌법이 동성애에 대해 어떤 입장을 결정하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한국교회의 반응도 갈리고 있다. 28일로 예정된 시청앞 퀴어축제현장에서 동성애에 대한 두 의견이 정면으로 충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동성애자 등 성적 소수자들의 권리를 상징하는 레인보우 색으로 변경된 백악관 공식 페이스북

한편, 이번 판결과 관련 오바마 미 대통령과 반기문 UN사무총장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외신에 의하면 오바마는 “이것은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이미 그들의 가슴 속에서 믿고 있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면서 “오늘 우리는 우리의 결합을 좀 더 완벽한 것으로 만들었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이번 재판의 원고이자 게이인 짐 오버게펠에게 전화를 걸어 대법원의 결정을 축하했다. 백악관 공식 페이스북은 동성애자 등 성적 소수자들의 권리를 상징하는 레인보우 색으로 변경했다.

반기문 총장은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역사적인 판결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이번 결정은 미국 인권을 진전시킨 거대한 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사 NBC 등은 이번 판결은 50여년 전 인종 간 결혼 금지를 무너뜨렸던 판결 이래 가장 역사적인 판결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