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은 멸하고 영은 구원을 받게 하려함이라

  • 7월 05, 2016

             육신은 멸하고 영은 구원을 받게 하려함이라

 

                                                                                                                            이인규

   

 

고전 5:5 “이런 자를 사탄에게 내주었으니 이는 육신은 멸하고 영은 주 예수의 날에 구원을 받게 하려 함이라

 

1. 잘못된 해석

 

고전 5:5에 대해서 (1) 영과 육을 이원론적으로 분리하는 사람들 (2) 어떤 죄를 지어도 이미 구원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주관적인 구원의 확신을 가진 사람들은 위의 성경구절을 자주 인용한다.

 

성경본문에서 해당되는 사람들은 고린도교회에서 음행을 저지른 사람들이다. 그것도 아버지의 아내를 취하였다고 하므로 자신의 어머니가 되는데, 상식적으로 볼 때에 계모 또는 일부다처적인 가부장제도에서 아버지의 다른 부인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고린도교회에서 일어났던 사건인데, 계모, 또는 아버지의 부인을 추행한 사건에 대해서 사도바울이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다

 

고전 5:1 너희 중에 심지어 음행이 있다 함을 들으니 그런 음행은 이방인 중에서도 없는 것이라 누가 그 아버지의 아내를 취하였다 하는도다

고전 5:2 그리하고도 너희가 오히려 교만하여져서 어찌하여 통한히 여기지 아니하고 그 일 행한 자를 너희 중에서 쫓아내지 아니하였느냐

고전 5:3 내가 실로 몸으로는 떠나 있으나 영으로는 함께 있어서 거기 있는 것 같이 이런 일 행한 자를 이미 판단하였노라

고전 5:4 주 예수의 이름으로 너희가 내 영과 함께 모여서 우리 주 예수의 능력으로

고전 5:5 이런 자를 사탄에게 내주었으니 이는 육신은 멸하고 영은 주 예수의 날에 구원을 받게 하려 함이라

 

구원파와 같은 곳, 또는 이원론적인 주장을 가르치는 곳 혹은 자신의 교회에만 구원이 있다는 주관적이며 배타적인 구원관을 가르치는 곳에서 위 성경구절을 통하여, “육신은 멸하지만 영은 구원을 받는다고 주장을 한다.

과연 자신의 계모, 아버지의 부인을 범한 사람이 육신만 멸하게 되고 영은 구원을 받을까? 위 성경구절은 결단코 그러한 뜻이 아니다.

 

사도바울은 위와 같은 교인에 대해서 매우 혹독한 비판을 하고 있으며, 교회에서 쫓아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사도바울은 이런 자들과 함께 먹지도 말라고 말하고 있다. 함께 먹지 말라는 의미는 교류를 단절하라는 의미보다 더욱 강한 의미로서, 초대교회 공동체적인 입장에서 보면 교회에서 쫓아냄으로서 얼굴도 보지말라는 뜻이 된다.

 

고전 5:6 너희가 자랑하는 것이 옳지 아니하도다 적은 누룩이 온 덩어리에 퍼지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고전 5:7 너희는 누룩 없는 자인데 새 덩어리가 되기 위하여 묵은 누룩을 내버리라 우리의 유월절 양 곧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셨느니라

고전 5:8 이러므로 우리가 명절을 지키되 묵은 누룩으로도 말고 악하고 악의에 찬 누룩으로도 말고 누룩이 없이 오직 순전함과 진실함의 떡으로 하자

고전 5:9 내가 너희에게 쓴 편지에 음행하는 자들을 사귀지 말라 하였거니와

고전 5:10 이 말은 이 세상의 음행하는 자들이나 탐하는 자들이나 속여 빼앗는 자들이나 우상 숭배하는 자들을 도무지 사귀지 말라 하는 것이 아니니 만일 그리하려면 너희가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

고전 5:11 이제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만일 어떤 형제라 일컫는 자가 음행하거나 탐욕을 부리거나 우상 숭배를 하거나 모욕하거나 술 취하거나 속여 빼앗거든 사귀지도 말고 그런 자와는 함께 먹지도 말라 함이라

고전 5:12 밖에 있는 사람들을 판단하는 것이야 내게 무슨 상관이 있으리요마는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이야 너희가 판단하지 아니하랴

고전 5:13 밖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심판하시려니와 이 악한 사람은 너희 중에서 내쫓으라

 

2. 육의 구원과 영의 구원

 

그렇다면 아래 구절의 의미는 무엇일까?

 

고전 5:5 이런 자를 사탄에게 내주었으니 이는 육신은 멸하고 영은 주 예수의 날에 구원을 받게 하려 함이라

 

먼저 사단에게 내주었다는 의미가 무엇을 말할까? 고전 5:5에서 사단에게 내주었다는 말은 파라디도미로서 deliver(넘겨주다, 위임하다)는 뜻이다.

다른 성경구절에 동일한 표현이 나타난다.

 

딤전 1:20 그 가운데 후메내오와 알렉산더가 있으니 내가 사단에게 내어준 것은 저희로 징계를 받아 훼방하지 말게 하려 함이니라

 

딤전 1:20에서 파이듀오라는 말은 훈련시키다, 교육을 받게 하다는 의미로서 learn(KJV, 배우다) taught(NIV, 가르치다)라고 영어성경은 번역하였다.

 

성경학자들은 이것을 몇가지의 의미로 해석한다.

(1) 사탄에게 넘겼다는 말은 곧 로마 당국에 고발하였다는 말로 해석한다.

(2) 육체적인 질병이나 응징, 심판을 받게 된 것을 사탄에게 넘겼다고 해석한다.

(3) 교회에서의 출교를 뜻한다.

 

(1)번의 해석은 상당히 논리적이며 보편적인 해석이다. 자기 아버지의 부인을 범하는 범죄를 저지렀 으므로 로마의 사법기관에 고소를 하여 처벌을 당하였다는 뜻으로 해석하며, 이러한 해석은 육신으로는 멸하고 영으로 구원을 받게 한다는 의미도 쉽게 해석이 가능하다. 혹시라도 감옥에서 처벌을 당하게 되면 육신은 망하게 되지만, 혹시라도 감옥에서 이것을 뉘우치고 회개한다면 영은 구원을 받을 수 있다라고 해석이 되기 때문이다. 영어성경은 육신은 멸한다는 것을 destruction, destroy라고 번역하였다. 또한 딤전1:20에서도 사단에게 내주었다는 뜻이 훈련과 교육을 위임받았다라는 뜻으로 해석된다면, 로마정부의 감옥에서 죄에 대한 댓가를 받은 것을 교육을 받았다라고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번의 해석도 성경적으로 가능하다. 과연 구약의 신정통치적인 개념과 같이 신약의 교회시대에도 범죄를 하였다고 하여 질병이나 사망과 같은 응징과 심판을 받을 수 있느냐는 의문이 들을 수도 있지만, 실제 성경은 초대교회에서 일어났던 초자연적인 현상을 자주 예로 들고 있다.

고전 11:30에는 분별을 하지 못하고 성찬식에 참여했다가 병에 걸리거나 죽은 예도 있고, 사도행전 5장에서는 아나니아와 삽비라와 같이 재산을 은닉하였다가 죽음을 당한 예도 있었다.

또한 성경은 훈계(징계)가 회개의 기회라고 말하며, 그것이 곧 마귀의 올무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딤후 2:25-26 거역하는 자를 온유함으로 훈계할지니 혹 하나님이 그들에게 회개함을 주사 진리를 알게 하실까 하며 그들로 깨어 마귀의 올무에서 벗어나 하나님께 사로잡힌 바 되어 그 뜻을 따르게 하실까 함이라

 

(3)번의 해석은 교회에서 출교를 하여 세상 밖으로 쫓아내는 것을 사단에게 내어주었다고 표현을 하였다는 해석도 일리가 있는 견해이다. 그 출교를 육신적인 징계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며, 혹시라도 이러한 징계로 말미암아 그가 진정으로 회개한다면 그것을 영의 구원으로 표현하였다고 해석한다.

캘빈은 그리스도는 교회 안에서 통치하시는 반면에, 사단은 교회 밖에서 통치한다라고 말하였다. 골로새서 1:13에서는 그가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으니라고 말하고 있다.

 

교회에서 출교를 하는 목적은 (1) 공동체에 누룩과 같이 퍼지는 것을 예방하는 징계와 (2) 진정으로 돌이키는 회개를 전제하여야 한다. 어쨌든 교회에서 그러한 범죄를 덮어두고 모른 척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가 된다.

주 예수의 날이라는 표현 자체가 그들을 궁극적인 구원의 반열로 다시 볼 것을 희망하는 사도바울의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가장 먼저 그들의 진정한 회개가 전제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고린도전서 5장을 어떤 죄를 지어도 영은 이미 구원을 받았다라고 해석하는 주장은 성경에 단 한번도 기록되지 않은 잘못된 주장이다. 소위 도덕폐기론, 성화무용론과 같은 주장이며, 동시에 영과 육을 각각 분리시켜서, 죄는 육체에 있으며, 영은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원론적인 사상이다. 이러한 이원론은 영에는 성령이 거하고, 육에는 사탄이 거한다는 사상을 기본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원론은 우리가 장차 죽게 되면 영만 구원을 받기 때문에 육신은 구원과 관계가 없다는 도덕폐기론을 합리화시키므로 전인적인 구원을 부정하게 된다.

 

3. 교회의 징계

 

사도바울은 그런 음행은 이방인 중에서도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52절에서 고린도교회에 다음과 같이 묻는다.

 

어찌하여 통한히 여기지 아니하고너희 중에 쫓아내지 않았느냐?”

 

일부의 경우이겠지만,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목사들의 성범죄가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초대교회에서 계모를 범한 몰상식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교회는 그것을 통한히 여기지도 않았고, 그들을 쫓아내지도 않았다. 그런데 오늘날 거룩의 모범이 되어야할 성직자들이 성도를 추행하는 성범죄가 저지러져도 통한히 여기는 사람도 없고 교회에서 쫓아내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덮어주고 숨겨주는 일이 있다.

 

성경본문은 육신은 죄를 지어도 영은 구원과 상관이 없다고 해석하는 이단들이 있으며, 심지어 정통교회에도 그런 해석을 하는 목사를 필자는 직접 들은 적이 있다. 고린도전서 5장을 전체적으로 읽어보면 사도바울은 그러한 잘못된 견해를 말하는 것이 전혀 아니라는 것을 누구든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