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진의 <왕의 재정>을 읽고
이인규
‘왕의 재정’(규장)이라는 책은 김미진이 썼고, 예수전도단 대표였던 홍성건 목사가 감수하였는데, 기독교 서점에서 베스트셀러의 책이 되었다. 또 많은 교회에서 저자인 김미진 씨를 강사로 초대하였으며 유튜브에 실린 그녀의 강의 동영상이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였다. 필자는 <왕의 재정>이 어떤 책인지 한번 읽고 싶었는데, 그동안 시간이 허락지 않아서 최근에 늦게 그 책을 읽었다.
필자가 그 책을 읽은 느낌을 솔직히 평가하자면 ‘쓰레기같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왜 이런 책을 비롯하여 문제가 많은 책들이 항상 기독교의 베스트셀러가 되는지 그 이유를 필자는 알 수가 없다. 이단연구가와 신학교수들은 왜 한국교회에 나쁜 영향을 주는 이러한 책들을 연구하여 발표하지 않는가?
이 책에서 인용되는 많은 성경구절은 성경에서 말하려고 하는 본질적인 멧세지를 벗어나는 잘못된 오역을 하고 있으며, 이 책에서 수없이 기록된 “주님의 음성을 들었다”는 표현은 단순한 성령의 내적 감동과 조명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이단 교주들과 같은 신비주의적인 직통계시나 직통대화 같은 수준을 뜻하며, 무엇보다도 이 책은 성경적인 재정에 대한 개념 자체를 잘못 전하고 있으며, 이 책을 읽는 성도들이 목사나 선교사들에게 무리한 헌금을 하도록 만들거나, 광신자나 신비주의자로 만들고 있다고 보여진다.
특히 예수전도단에서 발간하는 ‘하나님의 음성 듣기“에 대한 많은 책들과 가르침들은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는데, 하나님께서 잃어버린 열쇠와 볼펜을 찾아주거나, 잃어버린 돈을 찾아준다는 내용까지 있다.
사람이 어떤 훈련을 통하여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는 주장은 우리가 성경의 선지자, 사사, 사도와 같은 성경의 저자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며, 결론적으로 성경자체가 필요없다는 주장이 되어질 수 있다.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들을 수 있는데 왜 성경이 필요한가? 더욱이 이러한 주장은 이단교주들의 직통계시를 비판할 분별력과 근거가 없어진다. 예수전도단은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주장이 아니라고 궁색한 변명을 하지만, 그들의 책은 하나님의 음성을 명백하게 들을 수 있다는 내용과 사례가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
더욱이 하나님의 음성듣기뿐 아니라 이원론적인 영적전쟁, 영적도해, 땅밟기기도, 24/7 기도도 모두 예수전도단에서 가르쳤던 내용이며, 프리메이슨의 음모론을 이곳저곳에서 베끼고 표절해 놓고 주님의 계시라고 사칭하였던 데이비드 차의 KAM이라는 단체에 예수전도단의 강사들이 6명 포함되어있다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다. 예수전도단은 이런 주장을 하루 빨리 폐기처분하여야만 하며, 이러한 주제가 우리나라 기독교에 심각한 신비주의와 신사도운동 성향의 이단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각 주요 교단들이 이것을 연구하고 조사하기를 바란다. 실제로 예수전도단을 거친 많은 청년들이 신사도운동 단체로 빠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왕의 재정>에서 문제점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주님의 음성듣기
2) 잘못 인용된 성경구절
3)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하는 재정이 과연 무엇인가?
4) 신사도운동의 성향
5) 광신도와 신비주의자 만들기
1) 주님의 음성 듣기
예수전도단에서 ‘하나님의 음성듣기’는 오래 전부터 가르쳐왔던 내용이었다. 역시 이 책에서도 저자 김미진은 수많은 부분에서 하나님의 음성듣기와 주님의 음성듣기가 나타난다. 예를 들면 책의 시작부터 나타난다.
“이사야서 60장의 말씀으로 주님이 나를 부르셨다. 그리고 온 교회와 나라 안에서 부흥을 일으키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 부흥의 열쇠가 ‘재정’이라고 하셨다. 주께서 ‘네가 가는 곳곳마다 재물을 일으킬 것이고 재정의 형태를 바꾸겠다고 약속하셨다. 또 너를 부르는 곳이 복이 될 것이고 나를 만나는 자마다 복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너를 통해 거룩한 재물들을 모을 것이고, 이 재물들이 여호와의 이름 앞에 예배하게 될 것이다‘라고 하셨다. 주께서 말씀하시기를 새 일을 행하겠다고 하셨다”(왕의 재정, 19-20쪽)
“그날 새벽에 주님은 아주 특별한 말씀으로 나를 익숙한 길에서 새로운 길로 이끌어가길 원하셨다.”(왕의 재정, 20쪽)
심지어 이단교주들과 데이비드 차와 같은 주장, 즉 주님이 책을 쓰라고 하셨다는 음성까지도 기록하고 있다. 주께서 김미진을 통하여 이사야서 43장19절의 “새 일을 행하리니”라는 구절까지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은 이단교주들의 상용수법과 같다.
“3년 전, 주님은내게 재정에 관한 책을 쓰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하나님께그 책을 쓰고 싶지 않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나는 정말이지 내 부끄러운 과거들을 책으로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날 새벽,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주님 앞에나아갔다. ‘주님 제가 왜 재정 책을 써야 합니까?’ 그때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책을 통하여 낙심자와 불신자들을 내게로 돌아오게 할 것이다. 내가 그들에게 미래의 소망이 되어줄 것이다. 내가 그들에게 새 일을 행할 것이다’”(왕의 재정, 26쪽)
김미진은 책에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과 주님의 음성을 듣는 것에 대해서 여러 번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가 말하는 주님은 예수님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보인다. 그는 주님과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구별하지도 않고 있으며 주님을 하나님과 동일하게 언급한다. 이러한 인격적인 구별이 없는 것이 여러번 발견된다. 신약에서 주님은 성부하나님일 경우도 간혹 있었지만 대부분은 예수님이었고 또 김미진의 글을 문맥적으로 보면 예수님을 뜻하고 있다. 예를 들면 157쪽의 “내 양을 치라”는 말슴을 하신 분은 예수님이 분명하다.
“얼마 후 하나님께서말씀하셨다. ‘제자 학교를 세워라’ 일단 아멘으로 응답하고 주님께질문했다. ‘아버지 제가 예수전도단의 간사도 리더도 아닌데 어떻게 제자훈련학교를 세웁니까?’ ‘내가 사람을 보낼 것이다.’”((101쪽)
61쪽에서 예수전도단의 열방대학에서 폴 홉킨스에게 강의를 들었는데,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조용한 장소와 시간을 정해서 하나님께 여쭤보라고 했다”라고 말한다. 다시 말하여 그녀가 책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음성 듣기는 예수전도단에서 배운 것이다.
“‘미진아 일어나서 앉으렴 그리고 김녕 바다를 좀 보렴’ 나는 일어나 앉아서 처음으로 바다를 보았다.”(79쪽)
“하나님께서 네게 화장품 한 세트를 주라고 하셨고, 화장품의 종류까지 말씀해 주셨어”(97쪽)
“어느 날 주님이 내게 물으셨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내가 대답했다 ‘예!’ 주님이 다시 말씀하셨다. ‘네 양을 치라. 내 어린 양을 먹이라. 내가 보내는 곳으로 갈 것이며, 내가 인도하는 곳으로 갈 것이며, 네가 만났던 하나님을 증언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너는 내 증인이라. 너는 오직 말씀을 따라 믿음으로 살라.’”(157쪽)
“며칠 전부터 계속 주님께서 미진 자매님께 100만원을 헌금하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제게 가장 귀한 보물같은 기타와 다른 것들을 팔아서 마련하여 방금 보냈습니다”(195쪽)
심지어 빌딩을 판매하는데 주님이 30억에 팔라고 하였기 때문에 그 이상과 이하의 금액은 팔지 않았다는 내용도 나온다. 또 직원을 채용할 때에도 주님이 채용하라는 직원을 일부러 찾아서 채용을 했다는 내용도 있다.
신비주의가 무엇인가? 우리는 신비주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신비주의 – 하나님께서 개인의 모든 일상적이며 소소한 삶까지 일일이 알려주시고 가르쳐 주신다는 주장”
2) 잘못 인용된 성경구절
<왕의 재정> 26쪽 아래에는 작은 글씨체로 다음과 같이 써 있다. 즉 잘못된 성경해석은 책을 감수한 홍성건 목사가 그 책임을 지어야할 것이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대부분의 성경적 기반은 홍성건 목사님께 배운 것이다. 그리고 기록된 간증은 증명이 가능한 것들만 수록됐다”(26쪽)
아래 본문은 김미진의 글이 아니라, 홍성건 목사의 감수 글에 있는 글이다.
“어떻게 하늘은행에 입금할 수 있는가? 하나님이 말씀하는 곳에 두면 된다. 씨 뿌리는 비유를 생각해 보자. 예수께서는 씨 뿌리는 자가 네 종류의 밭, 즉 길 가 땅, 돌 밭, 가시떨기 땅, 좋은 땅에 뿌린다고 하신다. 그리고 좋은 밭에는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맺는다. 하늘은행은 분명 좋은 땅이다”(왕의 재정, 13쪽)
마태복음 13장의 4가지 밭에 대한 비유는 재정에 대한 내용이 전혀 아니다. 본문은 신천지가 비유풀이에서 처음 가르치는 구절인데, 성경을 이렇게 다른 뜻으로 비유하여 인용하는 것은 신천지와 조금도 다름이 없다. 본문은 천국에 대한 비유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4가지의 유형을 말한다.
홍성건 목사는 ‘좋은 땅’에 대해서 첫째, 가난하고 소외된 자, 고아나 과부, 나그네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하였으며 둘째는 지역교회나 선교회의 사업이며, 셋째는 하나님나라의 일꾼인 목회자, 선교사, 간사라고 해석하였는데, 이러한 성경해석은 성경본문의 멧세지를 무시하는 임의적인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
“좋은 땅에 뿌려졌다는 것은 말씀을 듣고 깨닫는 자니 결실하여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육십 배, 어떤 것은 삼십 배가 되느니라 하시더라”(마 13:23)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씨뿌리는 비유에 대해서 설명을 하여 주셨는데, “좋은 땅에 뿌려졌다는 것은 말씀을 듣고 깨닫는 자니 결실하여…”라고 말씀하셨다. 다시 말하여 네가지 밭 중에서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말씀을 듣고 깨닫는 자”를 말한다.
이러한 30배, 60배, 100배에 대한 것을 재정적으로 해석하는 주장은 계속적으로 책에서 나타나는데, 김미진과 홍성건 목사는 이것을 하늘은행의 이자율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239-243쪽) 홍성건 목사의 잘못된 성경해석이 김미진에게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잘못된 성경해석에 근거한 <왕의 재정>의 내용은 결국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는 것이 과연 누구의 음성인지 짐작을 하게 된다.
“맘몬이 재물을 지배하여 그것을 통해 세상에 영향을 주려고 한다. 세상과 사람을 지배하려고 한다. 우리에게 물질주의와 황금만능주의를 주입한다. 마태복음 6장24절과 누가복음 16장3절에서 예수께서는 맘몬이 하나님과 라이벌 의식이 있다고 한다”(왕의 재정, 21쪽)
위 성경본문도 이상한 해석이다. 본문은 하나님과 재물이 라이벌 의식이 있다는 것이 아니며, 사람이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동시에 섬길 수 없다는 뜻으로서 하나님과 재물을 동시에 사랑할 수 없다는 뜻으로, 재물보다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는 내용이다. 재물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셈어 맘모나에서 유래되었지만, 본문은 하나님과 맘몬신이 라이벌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 6:24)
또 김미진은 80페이지에서 감녕바다에서 미역과 고동, 조개와 고기를 잡아서 먹을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열방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표현하기 위하여 이사야 40장13절을 인용하였다.
“보라, 그에게는 열방이 통의 한방울 물과 같고 저울의 작은 티끌 같으며 섬들은 떠오르는 먼지 같으리니”(사40:15)
그러나 본문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열방과 만물을 찬양하는 그러한 내용이 아니라 정반대의 뜻을 말한다. 본문은 눈에 보이는 국가들이 하나님 앞에 아무 것도 아니라는 뜻으로서, 모든 국가들을 ‘저울의 작은 티끌’로 비유한 것은 티끌 하나가 저울 눈금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으며, 모든 국가를 통의 물 전체에서 한방울 물로 비유한 것이다. 심지어 섬도 공기 중에 피어 오르는 먼지로 비유한 것으로서 열방은 하나님 앞에서 아무 가치도 없다는 뜻이다.
또 142쪽에서 김미진은 달란트 비유를 여러 페이지를 통하여 설명하면서 예수님의 돈에 대한 기대는 ‘배가’라고 말한다. 이것도 잘못된 성경해석이다. 달란트 비유는 주님이 우리에게 돈과 재물을 투자하신 의미로 비유하신 것이 아니며, 돈과 재물에 대한 멧세지가 아니다. ‘달란트’라는 화폐단위는 6천 드라크마를 뜻하며 1드라크는 일꾼의 하루 품삯이었으므로 매우 큰 돈을 말한다. 하루 품삯을 10만원으로 본다면 1달란트는 6천 드라마크가 되므로 약 6억원의 가치가 있다. 그러나 본문에서 ‘달란트’란 재능, 성격, 지식, 교육, 의지, 환경을 뜻하고 물질도 포함하여 능력, 사역등 전반적인 개념을 포괄할 수 있으며, 근본적으로 주인이신 하나님에게 속한 가장 가치있는 것으로서 최선을 다해 잘 관리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의미한다. 이런 성경구절을 물질로만 해석하는 것은 매우 부분적이고 편협적인 해석으로서 왕의 재정에 대한 주장을 성경적으로 짜맞추기를 하기 위한 잘못된 해석에 불과하다. 김미진과 홍선건 목사는 달란트의 비유에 대해서 예수님이 우리에게 실제로 거액의 돈을 맡겨 두거나 투자하셨다고 해석이 되는가?
3)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하는 재정이 과연 무엇인가?
김미진은 100평이 넘는 안경점을 하고 있었는데, 매월 수익이 7천만원이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고아와 과부와 객을 사랑하면 복을 받는다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료 안경 또는 원가 안경을 해주겠다고 학교와 동사무소에 공문을 발송하였고, 하루에 100명 이상이 몰려오게 되어 3년이 지나자 완전히 망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김미진은 그가 책에서 주장하듯이 하나님의 뜻대로 재정을 사용한 것이 아닌가? 결국 그는 하나님의 뜻대로 재정을 사용해도 망할 수 있다는 고백을 스스로 하고 있는 셈이 된다.
그는 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재정의 구조조정을 잘못이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김미진이 책에서 말하는 모든 내용들은 상식적인 재정의 구조조정과 전혀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그가 책에서 쓴 내용을 보면, 수입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약속을 하며 주님이 모두 채워주실 것으로 믿는 내용들이 자주 나타난다. 그렇다면 안경점에서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선한 일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왜 사업이 망하였으며, 주님은 왜 채워주지 않으셨는가?
또 김미진은 한국교회가 주님이 주인이 아니라 맘몬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것을 김미진이 모두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책에서 여러 차례 반복되어진다. 그러나 그가 바꾸겠다고 하는 주장은 한국교회의 주인을 모두 사탄으로 간주하고 부정하는 주장이 된다.
“개인과 가정과 기업과 한국교회의 주인을 바꾸어라. 한국교회의 부흥의 열쇠가 재정에 있다. 재물이 하나님을 예배하는 곳으로 모이게 하라”(263쪽)
물론 한국교회 안에는 물질적으로 타락한 교회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김미진이 주장하는 ‘왕의 재정’은 성경적인 재정이 아니라, 성경구절을 엉터리로 해석한 30배, 60배, 100배를 하나님으로부터 보상받기 위한 헌금강요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너는 예수전도단 간사를 사임하고 왕의 재정학교를 세워라’ 나는 깜짝 놀랐다. 전혀 상상도 못했던 말이었다. ‘주님, 그게 뭔데요?’ ‘왕의 재정학교를 개설해서 한국교회 전체 안에 주인을 바꾸어라. 개인과 기업과 교회의 주인을 바꾸어라.’ 나는 두렵고 떨렸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많은 교회 안에서 주님이 주인이 아니다. 맘몬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너는 이 일을 하게 될 것이다‘ 그날 새벽에 나는 거룩한 두려움에 휩싸였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한국교회 안에 하나님이 주인이 아닌 맘몬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195쪽)
김미진은 백화점에서 뱅앤올룹슨이라고 하는 몇천만원에서 3억에 이르는 오디오를 살려고 하다가 주님이 “안 돼”라고 하셔서 구입하지 않았는데, 주님이 자신의 한달 용돈을 2천만원 안에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내가 그것을 허락한다”(206쪽)라고 음성으로 들려주셨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성빈의 삶이라고 말한다.
“주께서 재정을 사용할 수 있는 내 한계선을 그어 주셨다. 한달에 2천만 원만 쓰라는 것이다. 보통의 용돈으로는 큰 돈이지만 우리가 운영하는 세 개의 기업에서 2천만원 쓰라는 것은 겸손한 삶을 주문하시는 것이다…. 나는 한달에 2천만원으로 성빈의 삶을 살기로 주님 앞에서 결정했다. 이것이 많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수입에 대비해서 성빈의 삶을 결정해야만 가능한 금액이다.”(206-207쪽)
<왕의 재정>에서는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하는 재정, 즉 30배, 60배, 100배의 이자율을 주는 하늘은행에 대해서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1) 가난한 자를 돕기(243-248쪽) (2) 목사나 선교사에게 돈을 후원하기(248-263쪽) (3)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 (263-279쪽)
이 <왕의 재정>이라는 책이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김미진은 하나님을 믿고 선교사를 돕는 것을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한 투자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위에서 말한 이 세가지를 지키면 하나님이 수십배의 이자율로 재정을 채워주신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이 말하는 핵심적인 내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엉터리 재정방법을 김미진의 주장대로 바꾸는 것이 곧 하나님의 뜻이며 한국교회가 맘몬의 영을 쫓아내는 방법이 된다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이러한 헌금 방법은 선교사만 부유해지고, 어려운 상황에서 억지로 무리한 헌금을 하는 성도들이 가정과 가족을 버리게 하는 아주 불건전한 재정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4) 신사도운동의 성향
“하나님은 정말로 재물을 주시는 분이신가? 그렇다. 하나님께서는 심히 재물을 많이 주신다고 여러번 말씀하신다. 하나님의 재물은 보이지 않는 세계 가운데 무한하게 있고, 제한없이 있다. 하나님의 재물은 약속이라는 형태로 있으며, 그분의 파이프 라인을 우리에게 심으시고 재물을 그리로 보내신다.”(왕의 재정, 75쪽)
필자는 하나님께서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재물을 허락하시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신실한 믿음을 가진 충성한 그리스도인들도 가난할 수 있다는 뜻이며 심지어 타종교인들도 많은 재물을 가질 수 있다.
김미진의 주장대로라면 주님에게 충성된 사람은 하나님의 재물을 움직이게 하게 되므로 모두 부자이어야만 하며, 사업에 실패하지 않아야 한다. 말을 바꾸면, 김미진은 하나님의 충성된 사람이며 한국교회의 재정을 바꿀 하나님의 사역을 할 종이라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재물이 보이는 세계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재물이 보이지 않는 세계 안에 약속의 형태로 있는 것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보이지 않는 세계에 더 관심을 갖고 그 세계를 알려고 할 것이다. 그 때 비로소 하나님의 재물을 움직이는 사람이 될 것이다. 하나님의 재물은 주님의 비젼을 가진 충성된 사람들에게만 온다.”
이러한 주장은 신사도운동이 말하는 ‘부의 이동’과 같다. 가난의 영을 쫓아내면 재정의 이동이 온다는 그러한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모든 불행과 사고, 질병과 범죄를 교만의 영, 인색의 영, 불순종의 영, 도박의 영, 가난의 영, 채무의 영, 질병의 영, 종교의 영, 음란의 영….이와 같이 영들을 구체적으로 구별하여 이 영을 쫓아내면 정상적으로 회복된다는 주장인데, 신사도운동에서는 이러한 방법에 대적기도, 선포기도, 땅밟기기도, 결박기도, 푸는 기도, 축사등이 있다고 가르친다.
김미진의 책에서도 이러한 용어가 그대로 나타나는데, 이것은 예수전도단에서 영적전쟁을 이러한 이원론으로 가르치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세상을 하나님과 사탄의 대결구도인 이원론적인 영적전쟁으로 보고 그 영들을 묶고 쫓아내어야 한다는 소위 ‘신귀신론’이다.
“그럼 무엇을 묶고 무엇을 푸는 것인가? 맘몬의 인색함과 교만함과 거짓의 영을 예수의 이름으로 묶고, 하나님의 성품인 넉넉함과 부요함을 풀어준다. 예를 들어 ‘내가 예수의 이름으로 명한다. 나를 묶고 있는 인색의 영과 교만의 영과 거짓의 영 맘몬아, 예수의 이름으로 내가 너를 결박한다. 모든 활동을 중지하고 떠나라!’ 반대로 푸는 기도는 이렇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요청합니다. 아버지여, 주님께 속한 정직함과 부요함과 넉넉함과 큰 사랑을 예수의 이름으로 구합니다. 제게 충만하게 풀어주소서’ 묶는 기도와 푸는 기도가 다 끝났으면 감사기도를 하라 ‘아버지, 인색한 영을 결박하시고 저를 관대하고 정직한 사람으로 만드시니 감사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기도하면 이미 암몬은 예수 이름의 능력 때문에 견디지 못하고 떠나간다” (170쪽)
성경은 우리가 하나님과 맘몬를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말하지만, 맘몬을 결박하거나 축사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김미진은 311-312쪽에서도 영적전쟁을 마귀에게 묶이는 것과 풀리는 것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주장은 신사도운동과 G12에서 주장하는 소위 Soul-Tie라고 불리는 것이다.
“A가 B에게 죄를 지었기 때문에 A를 용서할 수 있는 권위가 B에게 있다. 그런데 B가 용서를 선택하면 마귀에게 묶였던 A는 죄를 탕감받고 바로 풀려 버린다. 이것이 바로 ‘영적전쟁’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풀어주고 자유케 하는 나라이다. 우리의 삶에 뭔가가 묶여있는 게 계속 느껴진다면 이 영역을 점검하고 영적전쟁을 하라! 내가 묶어버린 영역이 남편, 시어머니, 자식, 학창시절에 내개 깊은 상처를 준 사람일 수도 있다. 우리가 이 영역을 풀지 않으면 그 사람과의 관계는 평생 묶여서 어두움의 영의 영향력 아래에 있게 되고, 마귀가 내 삶에 개입할 권위를 갖게 된다. 보이는 세계에서 우리가 이것을 먼저 풀면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도 풀어진다”(312쪽)
이러한 신사도운동의 성향과 같은 주장들이 김미진 개인의 주장이 아니며, 예수전도단의 공식적인 가르침에 근거를 갖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예수전도단에서 그동안 발간한 책들을 보면 너무 위험하고 심각한 문제점들이 상당히 많이 발견되어진다. 지역마다 귀신이 있다는 신사도운동의 영적도해 사상과 땅밟기기도는 예수전도단에서 시작하였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예수전도단의 총재인 존 도우슨은 루이스 부쉬, 조지 오티스, 피터 와그너, 신디 제이콥스와 함께 영적도해를 주장했던 사람이며, 창시자 로렌 커닝햄은 아이합의 마이크 비클, 신사도운동의 피너 와그너, 체안등과 친밀한 교류를 하는 사람이다. 또 예수전도단에서 나오는 수많은 책들은 신사도운동의 인사들이 그 저자이다. 다시 말하여 예수전도단은 신사도운동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5) 광신도와 신비주의자 만들기
“‘아버지, 400만원 정도의 중고 티코를 살거예요. 100만원은 보혐료로 낼 거예요. 제가 좋은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중고차를 구입하기 위하여 신발을 신고 나가려는 순간 부드러운 주님의 음성이 들렸다. ‘미진아, 그 500만원을 A국의 이태영 선교사에게 보내라’ 나는 몹시 당황했다.”(109쪽)
앞에서 김미진의 책에는 하나님과 주님을 인격적으로 혼동하는 내용이 많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본문에서도 아버지와 주님을 구별하지 않는다.
김미진은 티코를 사기 위해 어려운 성황에서 저축을 해 온 500만원을 주님의 음성을 듣고 선교사에게 보냈더니 그 후에 어떤 친구가 그랜져를 주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약 10년 동안 그랜져를 운전하고 다녔는데, 어느날 그랜져에게 “야 이젠 좀 멈추어라, 너는 쉴 때가 됐어”(113쪽)라고 말하니 며칠 후에 엔진이 멈추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벤츠 CLS를 구입하였다고 한다. 그 벤츠를 강의 때 타고가면 성도들이 시험에 들 것 같아서 남편의 폭스바겐을 타고 다녔다고 말한다. 김미진에게 폭스바겐은 성도가 시험에 들지 않는 검소한 자동차로 인식이 되는 것 같다.
김미진이 말하는 재정에 대한 하나님의 은혜는 어려운 상황에서 티코를 사려고 저축을 했던 돈을 선교사에게 보내자, 하나님께서 친구가 그랜져를 주도록 역사하셨고, 또 10년을 운전하다가 “이제 멈추어라”라고 말하니 엔진 이상을 만들어 주셔서 벤츠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차가 다른 성도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남편의 폭스바겐을 타고 다녔다는 것이다. 김미진은 시장에 갈 때에나 벤츠를 탔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런데 어떤 강남 친구가 벤츠를 달라고 했더니 그 친구에게 밴츠 키를 주었다는 것이다. 친구에게 벤츠를 돌발적으로 선물하는 김미진이 과연 하나님의 재정을 지키는 충성된 종인가? 그리고 이것이 과연 김미진이 말하는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재정인가?
그 외에도 뜻밖의 수익이나 이익에 대해서 김미진은 자신이 어떤 선교사에게 헌금을 한 보상으로 왔다고 주장한다. 그의 책에서는 계속 이러한 사례들이 몇건이 소개되는데, 특히 선교사에게 헌금을 하면 하나님이 몇배로 갚아주신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것을 하나님의 재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것이 모두 하나님의 음성으로 직접 김미진에게 전해졌다는 것인데,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쓰레기라고 불릴 수 밖에 없다. 이 책에서 하나님은 고작 음성으로 일일이 들려주면서 김미진의 재산을 불려주는 존재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물론 선교사에게 헌금을 하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여유가 있다면 선행을 베풀거나 선교단체에 헌금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바라기는 불건전한 신사도운동 성향과 이원론적인 주장을 가르치는 예수전도단 외에 어려운 환경속에서 사역하는 정통교단의 선교사들에게 헌금을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하고 싶다.
어떤 가난한 교인은 얼마 되지 않은 전세돈을 빼내어 사글세 방으로 옮기고 그 돈을 교회에 헌금하였다고 하는데, 어느 부흥사가 그것을 자랑하면서 교인들이 교회에 헌금을 강요하는 것을 필자가 직접 들었던 적이 있었다.
흰색 양복과 흰색 구두를 신었던 그 부흥사는 “1억 헌금할 사람 손들어!” 라고 하다가 “5천만원 헌금할 사람 손들어!” 그 다음에는 “1천만원 헌금할 사람 손들어”라고 하다가 손을 들었던 몇사람을 앞으로 나오라고 하여 하나님이 30배, 60배, 100배의 큰 물질적인 축복을 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셨다고 하면서 안수기도를 해주었다. 그 중에서 생활이 어려운 사람 한명이 손을 들었고 다음날 1천만원을 헌금했는데, 축복을 받기는커녕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부인과 이혼을 하고 결국 몇 년 후에 교회를 떠나는 것을 보았다.
어려운 생활을 연명하면서 겨우 저축을 한 돈을 모두 교회나 선교사에게 헌금하여야 복을 받는다는 성도가 있을 때에 그는 가정과 가족을 소홀히 하는 광신도라고 부른다. 마찬가지로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가까스로 모은 전액을 헌금하라는 음성을 듣고 그대로 순종하면 하나님이 더 좋은 것으로 채워주신다는 것이 하나님의 재정 원칙이라고 가르치는 사람이나 단체가 있다면 우리는 그곳을 불건전한 단체로 불러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김미진이 쓴 이 책은 이런 불건전한 내용을 계속 주장하고 있으며, 그것도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는 신비주의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거룩과 신성함으로 포장하고 있다.
또 남편에게 1억2천만원의 차를 선물하려다가 또 음성을 듣고 4명의 선교사에게 4대의 차를 보내주었다고 내용도 있다.(183-187쪽) 물론 여유가 있다면 선교사에게 차를 보내주는 것을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데 그 내용 중에서 신비주의적인 체험이 나타난다.
“자동차에게 고맙고 감사하고 대견해서 기도해 주고 싶은 마음으로 차 앞으로 걸어갔다. 이상한 체험이었다. 내 머리 위에 큰 링같은 것이 나타났고 그것이 곧 회오리 바람처럼 바뀌더니 머리에서 발끝까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바람 안에서 한 목소리가 들렸다. ‘미진아 네가 파송한 이 노예의 모든 수고는 그날에 네 상급으로 기록될 것이다. 또한 함께 수고한 인시환 선교사의 상급으로 기록될 것이다.’ 신비한 경험도 놀랍지만 하나님의 계산법이 더 충격이었다. 헌금한 3천만원이 상급으로 계산되는 걸 알았는데, 노예의 수고로 구원된 영혼의 상급까지 전부 내 상급으로 계산하신다는 게 놀라왔다. 30배, 60배, 100배로 계산해 주신다는 것이었다. 할렐루야”(187쪽)
중세 때의 화가들이 그린 성화를 보면 사도들에게는 머리 위에 둥그런 링이 있거나 오로라와 같은 광채가 그려져 있었다. 위 김미진의 주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예수전도단은 평소에 성도들에게 선교사들과 목사에게 헌금을 하면 하나님께서 하늘의 이자율인 30배, 60배, 100배의 이자율로 갚아주신다고 가르치는가?
예수전도단은 선교사들과 목사들은 이런 주장을 성도들에게 가르쳐서 성도들의 무리한 헌금을 내도록 하여 그 돈으로 사역을 하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예수전도단과 김미진은 비성경적인 불건전한 재정방법에 대해서 마치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던 것으로 위장했던 것에 대해서 한국교회에 공개 사과를 하고 이 책을 하루 빨리 폐기처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