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그리스도

  • 10월 30, 2015

                                            적그리스도


                                                                                        이인규

 


우리는 적그리스도(헬: 안티크리스토스, 영: Anti-christ)라는 용어에 대해서 너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어느 특정한 종교단체를 적그리스도라고 부르기도 하고, 과거의 히틀러, 김일성. 네로등을 적그리스도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단 지파에서 적그리스도가 나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며, 어떤 사람은 실제적으로 어느 특정한 정치가나 유명인사를 지칭하여 그를 적그리스도라고 단정하기도 한다.

성경에서는 적그리스도라는 용어는 요한 서신에만 나타난다.

 

(요일 2:18) 아이들아 이것이 마지막 때라 적그리스도가 이르겠다 함을 너희가 들은 것과 같이 지금도 많은 적그리스도가 일어났으니 이러므로 우리가 마지막 때인 줄 아노라

(요일 2:22) 거짓말 하는 자가 누구뇨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부인하는 자가 아니뇨 아버지와 아들을 부인하는 그가 적그리스도니

(요일 4:3) 예수를 시인하지 아니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 아니니 이것이 곧 적그리스도의 영이니라 오리라 한 말을 너희가 들었거니와 이제 벌써 세상에 있느니라

(요이 1:7) 미혹하는 자가 많이 세상에 나왔나니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임하심을 부인하는 자라 이것이 미혹하는 자요 적그리스도니

 

요일2:18에서 적그리스도가 마지막 때에 나타난다고 기록하고 있지만, 그 당시에도 이미 많은 적그리스도가 나타났다고 말하며, 요일4:3에서도 사도요한은 적그리스도가 벌써 세상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 요일2:22과 요이1:7에서는 성육신을 부정하는 영지주의자를 적그리스도라고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사도요한이 말하는 적그리스도의 개념은 시대를 초월하며, 그리스도를 반대하고 부정하는 의미를 가르친다.

특히 적그리스도라는 단어는 단수로 표시되었으나, 요일2:18에서 많은 적그리스도는 복수명사로 표시되어 있으며, 요이1:7에서도 적그리스도라고 하는 미혹하는 자가 많이 세상에 나왔다고 말한다.

 

안티크리스토스는 문자적으로 “메시야의 적”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단7:24-25에서는 열뿔 중에서 하나가 일어나 지극히 높으신 이를 대적한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것은 그 당시의 기록은 로마로 해석이 된다.

 

이것을 극단적 세대주의에서는 로마라는 개념을 유럽연합으로 자의적인 해석을 하여, 유럽연합이 10개국이 되면 적그리스도가 나타난다고 해석을 하여 왔으며, 다른 사람들은 로마를 카톨릭으로 해석하기도 하였다. 현재 유럽연합은 10개국을 지나서 27개국이 되었는데, 그렇게 비유를 하였던 사람들은 이제 “다시 10개국으로 통합될 것”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로마가 성경이 말하는 적그리스도였을까?

사도요한이 성경을 기록할 때에는 초대교회 자체가 카톨릭이었으며, 카톨릭이 별도로 존재하였던 것은 아니다. 그 당시 로마는 교회 카톨릭이 아니라, 정치적인 국가를 가르킨다. 사도요한이 적그리스도가 세상에 이미 있다고 말하였을 때에 과연 적그리스도가 카톨릭을 뜻한다고 보는 것은 오류가 된다. 더군다나 많은 적그리스도가 나왔다는 기록은 그러한 주장을 입증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단 지파에서 적그리스도가 나온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초대교회 일부 교부들의 견해로서, 창49:17을 해석을 할 때에 인용하였던 적이 있다고 한다.

즉 유대 지파에서 그리스도가 나오고, 단 지파에서 적그리스도가 나온다는 주장인데 성경적인 근거는 전혀 없다. 요한계시록에서는 단 지파가 누락되어진 것을 단 지파에서는 구원을 받는 사람이 없다고 설명하는데, 신약시대에 열두지파는 유명무실한 개념으로 바뀌게 되며, 계시록의 열두지파는 구약의 열두지파의 명칭과 많이 다르다.

 

창 49:17 단은 길섶의 뱀이요 샛길의 독사로다 말굽을 물어서 그 탄 자를 뒤로 떨어지게 하리로다

 

그러나 위 성경구절이 적그리스도를 예언한다는 어떤 증거도 되지 않는다.

본문은 단 지파가 비록 적은 무리이지만 뱀과 같이 치명적이어서, 강대국과 싸워 승리할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을 한다. 실제로 그들은 강한 적과 싸워 라이스 성읍을 점령한 일이 있고(삿 18장) 삼손도 강한 블레셋족을 멸망시킨 일이 있으며(삿 15장), 삼손은 단 지파였다.

 

또 어느 목사는 단군(檀君)을 의미하는 “단”(檀)이 단지파의 “단”(Dan)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단”은 히브리어로서 한문의 “단”과 전혀 다르므로 황당한 주장이 될 뿐이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적그리스도라는 용어를 사용한 사도요한은 오히려 시대를 초월하였고, 영지주의와 같은 이단들을 지칭하였으며, 또 복수적인 단체를 가르치기도 하였다.

물론 교회사를 통하여 어느 단체나 인물도 적그리스도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성경에서는 거짓그리스도라는 용어가 많이 나타나는데, 주로 이단들을 뜻하며, 거짓으로 그리스도 행세를 하는 자들도 적그리스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적그리스도는 어느 시대의 인물이나 어느 특정한 단체를 가르치는 의미가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총체적인 실체로 보는 것이 성경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