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예상대로’ 류광수 다락방 살렸다

전문위원들 “해제 무효해야” 결론 무시하고… 특별위, 허위 보고까지


이병왕 기자  |  wanglee@newsnnet.com


지가 지난달 24일 게재한 ‘한기총, 다락방 껴안고 가나… 구호 성금 1억원 전달’ 기사와 관련 기우이길 바랐던 일이 현실이 됐다. 한기총이 실행위원회를 열어 ‘류광수 다락방 이단 해제’ 결의를 재수용한 것이다. (관련기사 보기)

재검증을 위해 회원 교단이 아닌 교단들에게까지 공문을 보내 전문위원 파송을 요청하는 등의 행동은 잘 기획된 ‘쇼’로 인식되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하지만 진실을 드러낼 기회는 남아 있어 한기총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 9일 열린 한기총 제26-1차 실행위원회 모습

전문위원들 결론 무시하고 특위가 최종 보고

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9일 오전 서울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제26-1차 실행위원회’를 열고 “기존에 본회에서 류광수 목사에 대해 결의하였던 결의를 존중하기로 하였다”는 이단검증특별위원회(위원장 오관석 목사) 보고를 받고 그대로 통과시켰다.


그런데 이번 결의와 관련 한기총의 꼼수가 발견돼 한기총의 도덕성과 공신력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먼저는 짜인 각본에 따라 기감, 통합 등 회원교단이 아닌 교단의 신학교수들을 전문위원이라는 이름으로 들러리 세웠다는 것이다. 전문연구위원들이 연구한 결과와 상관없이 이단검증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자기들이 이미 내린 결론을 임원회와 실행위원회에 보고한 것이다.


전문위원회는 “이단해제 결의를 원인무효화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결론을 맺어 보고할 예정이었다(사진 참조). 그러나 특위는 “기존에 본회에서 류광수 목사에 대해 결의하였던 결의를 존중하기로 하였다”고 전혀 상반된 내용을 자신들의 결론으로 보고했다(보고서 전문 참조).


전문위원들 보고문 내용 허위 및 날조해 보고

더 큰 문제는, 전문위원회에서 제출하려던 보고서 내용을 특위가 ‘왜곡’ 보고함으로써 실행위원들로 하여금 특위의 결론이 전문위원회의 결론과 같은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전문위원회의 보고를 받고 특위가 종합 결론을 맺어 보고를 하기로 돼 있다 해도 통상 전문위원회의 보고서를 자신들 보고서에 첨부, 보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특위는 이 같은 조치를 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단해제 결의를 원인무효화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는 전문위원회의 결론을 “전문위원들은 ‘원인무효라고 하면 좋겠지만 류광수 목사 검증의 건에 대하여 재론하지 않기로 하며, 각 교단의 입장을 존중히 여기기로 결정하다’로 (결론을) 내렸다”고 왜곡해 보고했다.


게다가 한기총 총무가 전문위원회의에 옵서버로 참관하면서 본 내용들이, 전문위원회 보고서에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위원회의 보고서에 들어 있는 내용들인 것처럼 날조 보고됐다.

‘전문위원들은 직전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재임 시 이루어진 이단 해제 결정을 무효로 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류광수 목사에 대해 각각 “이단성이 있어 보인다”, “예의주시”, “이단이라고 불 수 없다”는 서로의 엇갈린 입장을 주장하며, 근본적으로는 소속 교단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음을 밝혔습니다’라는 대목에서 밑줄 부분이 그것이다.


“‘이단 해제 재결의’ 아닌, ‘각 교단 결정 존중’ 결의다” 궤변

더 나쁜 것은 이날 결의와 관련 교계에 파문이 예상되자 궤변으로 진실을 호도하려 하는 것이다.

국민일보에 의하면 이영훈 대표회장은 “이번 결정의 의미는 앞으로 한기총에서 이단해제 결정을 하지 않고 모든 이단 심의 문제는 각 교단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의 진의를 묻는 질문에 윤덕남 총무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결의는, 이후 한기총은  이단 해제 또는 결정을 하지 않고 각 교단의 결정을 존중함은 물론, 이전의 이단 결의에 대해서도 각 교단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윤 총무는 “다락방 류광수의 경우 예장개혁의 ‘이단 아님’ 결정도 존중하고, 그 이전에 있었던 예장합동 등 다른 교단들의 ‘이단성’ 결의도 존중한다는 뜻”이라며 “한기총이 류광수 목사에 대해서 이단해제를 재결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책임자 문책하고, 공식보고 받아 다시 안건으로 다루지 않으면..”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구춘서 전문위원회 위원장은 “전문위원회의 정식 보고서는 제출된 적이 없다”면서 “이번 실행위 결의는 ‘허위보고’에 의한 결의이므로 문제의 당사자 처벌은 물론, 전문위원회의 공식보고를 받아 다시 안건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간 관계상 보고서 작성을 위원장에게 위임한 후, 보고서가 오면 서명 날인해 다시 보내고 위원장이 이를 이를 취합해 공식보고서를 제출키로 하고 모임을 파한 후, 서명을 받는 과정에서 참고용으로 메일은 받은 윤 총무가 마치 공식보고서가 올라온 것처럼 해 실행위 결의를, 그것도 자신들의 결론과는 정반대의 결의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구춘서 위원장은 “공식보고를 안했음에도 보고된 것처럼 보고하고 그 내용마저 왜곡함은 물론, 논의 과정에서 오고간 상황을 마치 보고서의 내용인양 거짓 보고한 것은 짜인 각본에 따라 전문위원들을 이용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분개했다.

이어 구 위원장은 “이영훈 목사와도 통화했으니 어떤 액션을 취하는지를 지켜보고 대처하겠다”면서 책임자 문책 및 재논의 천명이 없을 경우 진실 공개와 함께 전문위원들의 입장을 공식 발표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 전문위원회가 보고하려던 보고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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